📑 목차
글을 쓰며 숫자에 집착하던 시기를 돌아보고, 그 과정에서 스스로를 얼마나 피곤하게 만들었는지를 솔직하게 기록했다. 기록 속에서 드러난 자기 이해 과정과 숫자 중심 사고에서 벗어나게 된 변화를 깊이 있게 풀어낸 글이다.
자기 이해 과정의 시작과 숫자로 나를 판단하던 시기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글 자체가 아니라 숫자였다. 글의 내용보다 조회 수, 글의 흐름보다 글의 개수, 하루를 어떻게 살았는지보다 오늘 몇 자를 썼는지가 더 중요하게 느껴졌다. 기록을 시작한 이유는 분명 나를 이해하기 위해서였지만, 어느 순간부터 나는 나 자신을 숫자로 평가하고 있었다. 이 시기의 나는 글을 쓰며 자기 이해 과정에 들어섰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숫자를 통해 스스로를 통제하려 하고 있었다.

하루에 몇 자를 썼는지, 며칠 연속으로 기록했는지, 이전보다 늘었는지 줄었는지 같은 기준이 머릿속을 차지했다. 기록은 점점 나를 설명하는 도구가 아니라, 나를 평가하는 도구로 변해 갔다. 숫자는 명확했고 비교하기 쉬웠다. 그래서 나는 그 숫자에 기대어 나 자신을 판단했다. 오늘은 잘한 날인지, 부족한 날인지, 성실한 사람인지 아닌지를 숫자로 구분했다.
이 과정에서 자기 이해는 점점 뒷전으로 밀려났다. 감정을 돌아보기보다 수치를 확인했고, 하루의 의미를 찾기보다 결과를 세었다. 기록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점점 나 자신에게서 멀어지고 있었다. 숫자는 나를 이해하게 해주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나를 단순한 기준 안에 가두고 있었다. 자기 이해 과정의 출발점은 기록이었지만, 그 방향은 점점 어긋나고 있었다.
자기 이해 과정 속에서 드러난 숫자 집착의 실체
숫자에 집착하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 인식했을 때, 나는 그것이 당연한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꾸준함을 유지하려면 기준이 필요하고, 기준은 숫자로 가장 쉽게 확인할 수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기록을 이어갈수록, 그 숫자들이 나에게 동기보다 부담을 주고 있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자기 이해 과정은 나를 편안하게 만들어야 했지만, 오히려 기록이 끝날 때마다 묘한 피로가 남았다.
특히 글을 쓰고 나서 숫자를 확인하는 순간, 감정이 크게 흔들렸다. 숫자가 기대에 못 미치면 그날의 기록 전체가 의미 없게 느껴졌고, 숫자가 높으면 글의 내용과 상관없이 안도감을 느꼈다. 이 반응은 나 스스로도 낯설었다. 기록의 질이나 솔직함보다 숫자가 감정을 좌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기 이해 과정에서 숫자가 중심이 되자, 감정은 점점 주변으로 밀려났다.
이 시기의 나는 기록을 하며 나 자신을 더 잘 알게 되기보다, 나 자신을 계속 시험하고 있었다.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나보다 나은지, 기준을 충족했는지, 실패하지 않았는지를 숫자로 확인했다. 이런 방식의 기록은 나를 성장시키는 것이 아니라, 나를 끊임없이 긴장 상태에 놓이게 했다. 자기 이해 과정은 점점 자기 검열의 과정으로 변해 갔다.
숫자에 집착하며 스스로를 피곤하게 만들었던 기록 습관
숫자에 집착하던 시기의 기록 습관은 겉보기에는 매우 성실해 보였다. 정해진 분량을 채우기 위해 억지로 문장을 늘렸고, 내용이 없어도 일단 키보드를 두드렸다. 기록은 계속되고 있었지만, 그 안에는 여유가 없었다. 자기 이해 과정이라는 말과 달리, 나는 나를 이해하기보다 나를 몰아붙이고 있었다.
이 시기의 가장 큰 문제는, 기록이 끝나도 마음이 정리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글을 쓰고 나면 오히려 더 피곤했고, 다음 기록에 대한 부담이 바로 이어졌다. 오늘의 숫자를 채우지 못하면 내일은 더 많이 써야 할 것 같은 압박이 생겼고, 그 압박은 기록을 시작하기도 전에 나를 지치게 했다. 숫자는 하루의 끝이 아니라, 다음 날의 시작을 무겁게 만드는 요소가 되었다.
자기 이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나의 상태를 인식하는 일이었지만, 숫자에 집착한 나는 그 상태를 무시했다. 피곤해도 써야 했고, 감정이 복잡해도 분량을 채워야 했다. 이 과정에서 기록은 점점 나를 돌보는 행위가 아니라, 나를 소진시키는 일이 되어 갔다. 스스로를 피곤하게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나는 쉽게 그 숫자를 놓지 못했다.
자기 이해 과정에서 처음으로 생긴 의문과 균열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까지 하면서 기록을 계속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이 숫자들이 정말 나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었다. 이 질문은 자기 이해 과정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숫자를 채우는 데 성공한 날보다, 이 질문이 떠오른 날이 훨씬 오래 기억에 남았다.
이 의문은 기록의 목적을 다시 바라보게 만들었다. 기록을 시작했을 때 나는 나의 감정과 생각을 이해하고 싶었지, 나를 성과로 증명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나는 기록을 통해 나의 성실함을 증명하려 하고 있었다. 숫자는 그 증명에 가장 쉬운 도구였고, 나는 그 도구에 너무 깊이 의존하고 있었다.
이 깨달음 이후, 자기 이해 과정은 다시 방향을 바꾸기 시작했다. 숫자가 나를 설명해 주지 않는다는 사실, 오히려 나를 왜곡할 수 있다는 사실을 조금씩 받아들이게 되었다. 이 균열은 기록을 멈추게 하지 않았지만, 기록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숫자 중심의 기록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마음이 조심스럽게 생겨났다.
자기 이해 과정에서 숫자를 내려놓는 연습
숫자를 완전히 내려놓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이미 오랫동안 숫자에 익숙해져 있었고, 그 숫자들이 기록의 기준처럼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조금씩 기준을 바꾸기로 했다. 오늘 몇 자를 썼는지보다, 오늘 어떤 상태였는지를 먼저 적어 보기로 했다. 이 작은 변화는 자기 이해 과정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졌다.
숫자를 의식하지 않으려 노력하자, 기록의 형태도 달라졌다. 어떤 날은 길게 썼고, 어떤 날은 짧게 썼다. 하지만 글의 길이와 상관없이 기록을 마친 후의 감정은 이전보다 훨씬 가벼웠다. 분량을 채우지 못했다는 죄책감 대신, 오늘의 나를 남겼다는 안도감이 남았다. 자기 이해 과정은 다시 나를 중심으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숫자를 내려놓으면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기록을 시작하는 마음이었다. 이전에는 숫자를 채워야 한다는 압박 때문에 키보드를 켰다면, 이제는 오늘의 상태를 놓치고 싶지 않아서 키보드를 켜게 되었다. 이 차이는 기록의 방향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자기 이해 과정은 성과가 아니라 관찰의 과정이라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숫자 집착에서 벗어나며 드러난 새로운 자기 이해 과정
숫자에 대한 집착이 줄어들자,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하루의 흐름, 감정의 변화, 특정 상황에서 반복되는 반응들이 기록 속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났다. 숫자에 집중하던 시기에는 놓쳤던 부분들이었다. 자기 이해 과정은 이제 기록의 내용 속에서 진행되고 있었다.
이 시점에서 나는 기록이 나를 평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체감했다. 기록은 잘하고 못하고를 구분하지 않았고, 그저 나의 상태를 보여주었다. 이 단순한 역할이 오히려 나를 편안하게 만들었다. 숫자가 사라진 자리에는 비교도 사라졌고, 그 비교가 사라지자 기록은 다시 나를 위한 공간이 되었다.
자기 이해 과정은 이렇게 조용히 깊어졌다. 이전에는 성취감과 좌절감이 숫자에 따라 오르내렸다면, 이제는 기록 그 자체가 하루를 정리하는 역할을 했다. 숫자에 집착하며 스스로를 피곤하게 했던 경험은, 나에게 기록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숫자에 집착했던 경험이 남긴 의미
지금 돌아보면, 숫자에 집착하던 시기 역시 나에게 필요했던 과정이었다. 그 경험이 없었다면, 나는 기록을 너무 가볍게만 받아들였을지도 모른다. 숫자를 통해 스스로를 몰아붙였던 시간은 분명 힘들었지만, 그 덕분에 나는 나에게 맞지 않는 방식을 분명히 알게 되었다. 자기 이해 과정은 항상 편안한 방향으로만 진행되지는 않는다는 사실도 배웠다.
숫자에 집착하며 스스로를 피곤하게 했던 경험은, 나에게 기록의 기준을 세워 주었다. 이제 나는 기록을 통해 나를 증명하려 하지 않는다. 대신 나를 이해하려 한다. 기록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지만, 그 중심에는 숫자가 아니라 내가 있다. 자기 이해 과정은 더 이상 나를 평가하지 않고, 나를 설명하는 방향으로 이어지고 있다.
글을 쓰기 시작한 이후 달라진 나의 일상 기록은, 이렇게 숫자 중심의 기록을 지나 나 중심의 기록으로 옮겨왔다. 이 변화는 단번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고, 그 과정에서 많은 피로와 혼란이 있었다. 하지만 그 모든 과정을 거쳤기에, 지금의 기록은 훨씬 단단해졌다. 숫자를 내려놓고 나를 바라보는 이 기록의 방식은, 앞으로도 나의 일상과 함께 오래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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