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차
글을 쓰기 시작한 이후 감정을 바로 말하지 않게 된 이유를 기록한다. 감정 표현 방식의 변화가 생긴 과정과 일상에서의 실제 장면, 관계와 자기이해에 미친 영향을 장문으로 담아 글쓰기를 통한 달라진 삶을 보여준다.
감정 표현 방식의 변화가 시작된 순간과 글쓰기의 첫날
글을 쓰기 시작한 첫날을 떠올리면 거창한 결심보다 사소한 불편함이 먼저 떠오른다. 하루가 끝났는데도 마음이 정리되지 않은 채로 남아 있었고, 누군가에게 털어놓자니 말이 길어질 것 같았고, 그렇다고 그냥 넘기자니 내 안에서 계속 반복 재생되는 느낌이 있었다. 그때 나는 가장 쉬운 방법을 찾았다. 말 대신 글을 쓰는 것. 처음에는 일기처럼 오늘 있었던 일을 적기 시작했는데, 몇 줄을 적는 동안 내가 무엇 때문에 흔들렸는지가 조금씩 드러났다. 놀라웠던 건 그날의 사건이 아니라 그 사건을 대하는 내 반응이었다. 나는 늘 감정을 바로 말로 꺼내는 편이었다. 마음이 상하면 그 즉시 표정이 바뀌고, 억울하면 설명을 길게 붙이고, 서운하면 상대가 눈치채길 바랐다.

나에게 그것은 솔직함이었고, 감정을 숨기지 않는 용기 같은 것이었다. 하지만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그 솔직함이 항상 나를 지켜주지는 않았다는 사실이 천천히 떠올랐다. 말은 빠르고 편하지만, 그 빠름 때문에 감정이 정리되기도 전에 바깥으로 튀어나가 버린다. 그래서 감정의 모양이 정확히 잡히기 전에 상대에게 전달되고, 상대는 내가 던진 감정의 조각을 자기 방식대로 해석한다. 그러면 다시 해명해야 하고, 그 해명은 또 다른 감정을 만들어낸다. 예전의 나는 이 흐름을 성격 탓으로만 여겼다. 나는 원래 감정이 빠른 사람이라고, 말을 해야 풀리는 사람이라고. 그런데 첫날의 글은 내게 다른 가능성을 보여줬다. 감정은 말로만 풀어야 하는 게 아니라 글로도 풀 수 있고, 글로 풀면 감정이 조금 더 천천히, 조금 더 정확하게 드러난다는 것. 그날 이후 내가 가장 먼저 바꾼 행동은 감정을 느낀 즉시 입을 여는 대신, 잠깐 멈추는 것이었다. 멈추는 동안 머릿속에서 질문이 시작됐다. 내가 지금 느끼는 건 화인가, 실망인가, 두려움인가. 나는 무엇을 기대했고 무엇이 어긋났나. 상대가 잘못한 걸까, 내가 지친 걸까. 이 질문들은 말로는 잘 나오지 않는데 글로 쓰려고 하면 자연스럽게 등장한다. 말은 상대를 향하지만 글은 나를 향한다. 말은 즉각적인 결론을 요구하지만 글은 과정을 허락한다. 그래서 글을 쓰기 시작한 이후 감정을 바로 말하지 않게 된 이유는 단순히 참고 견디게 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감정이 생기는 과정을 더 알고 싶어졌기 때문이었다. 감정을 말로 던지기 전에 감정의 뿌리를 확인하고 싶어졌고, 그 뿌리를 확인하는 방식이 글쓰기였다. 무엇보다도 글은 내 감정을 안전하게 놓아둘 곳이 되어줬다. 상대의 표정이나 반응을 눈치 보지 않아도 되는 곳, 설명을 잘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되는 곳, 감정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 그대로 둬도 되는 곳. 그 안전함이 생기자 감정은 더 크게 폭발할 필요가 없어졌다. 나는 감정을 억누르는 대신 보관하는 방법을 배웠고, 그 보관함이 글이었다. 예전에는 감정이 올라오면 그 감정이 나를 움직였는데, 글쓰기 이후에는 감정을 바라보는 내가 생겼다. 그 차이가 감정 표현 방식의 변화를 만들어냈다. 감정이 생겼을 때 바로 말하지 않는다는 건 무표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감정 앞에서 선택지를 갖는 일이었다. 그리고 그 선택지는 글쓰기라는 조용한 습관에서 시작되었다.
기록이 만든 감정 표현 방식의 변화와 감정 정리의 구체적인 과정
기록을 계속하면서 나는 감정이 하나의 덩어리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점점 더 확실하게 알게 되었다. 글을 쓰기 시작한 이후 감정을 바로 말하지 않게 된 이유는 그것이다. 감정 표현 방식의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예전에는 마음이 불편하면 그냥 불편하다고 말했고, 화가 나면 화가 났다고만 표현했다. 하지만 글로 풀어 쓰기 시작하니 같은 불편함 안에도 여러 종류의 감정이 섞여 있었다. 예를 들어 누군가의 한마디가 마음에 걸렸던 날, 나는 처음엔 그 사람이 무례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기록을 하다 보니 그 말 자체보다 그 말이 나온 상황이 더 문제였다. 내가 이미 지친 상태였고, 그날은 유난히 예민했고, 사실은 인정받고 싶었던 마음이 더 컸다. 나는 무례함에 화가 난 게 아니라, 나를 가볍게 취급받는 느낌에 상처받았고, 그 상처를 들키기 싫어서 화로 포장했다. 글은 이런 과정을 드러내준다. 말은 종종 감정을 한 단어로 포장해버리지만, 글은 포장을 뜯어내고 안을 확인하게 만든다. 그래서 기록을 통해 달라진 감정 표현 방식의 변화는 단순히 말이 줄어든 것이 아니라 감정의 번역이 바뀐 것이다. 예전의 번역은 빠르고 단순했다. 불쾌함은 불쾌함으로, 서운함은 서운함으로 바로 옮겨졌다. 하지만 글쓰기를 시작한 뒤의 번역은 느리지만 정확해졌다. 불쾌함은 피로, 기대, 자존심, 두려움 같은 요소로 분해되었고, 서운함은 관계에 대한 바람, 인정받고 싶은 마음, 나 자신에 대한 실망과 섞여 있음을 드러냈다. 이 분해 과정이 가능해지자 감정을 바로 말할 필요가 줄어들었다. 감정을 그대로 말로 내보내면 분해되지 않은 덩어리가 상대에게 전달된다. 상대는 그 덩어리의 무게를 감당해야 하고, 결국 방어하거나 회피하거나 맞받아친다. 그 결과는 대체로 좋지 않았다. 하지만 기록으로 감정을 분해하면 나는 그 덩어리를 더 가벼운 조각으로 나눌 수 있고, 그중 꼭 말해야 할 조각만 선택할 수 있다. 어떤 조각은 말하지 않아도 된다. 어떤 조각은 나 스스로만 알아도 충분하다. 어떤 조각은 다음 날이 되면 이미 힘을 잃는다. 기록은 나에게 감정의 유통기한을 보여줬다. 그날 밤엔 커 보이던 감정이 다음 날 아침엔 작아지는 경험을 자주 하면서, 나는 감정을 즉시 처리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조금씩 벗어났다. 감정은 지금 당장 말로 해결하지 않아도, 글로 한 번 담아두면 스스로 정리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 기록의 방식도 점점 구체화됐다. 처음엔 오늘 있었던 일을 나열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감정이 생긴 지점만 골라 썼다. 어떤 말이 내 마음을 건드렸는지, 내 몸 상태는 어땠는지, 그 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내가 진짜 원했던 건 무엇이었는지. 이런 질문을 매번 다 적는 것은 아니지만, 글을 쓰려는 순간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그리고 이 질문들은 감정 표현 방식의 변화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감정은 표현의 문제가 아니라 이해의 문제라는 사실을 체감했기 때문이다. 이해되지 않은 감정은 말을 통해 밖으로 나가도 결국 다시 돌아온다. 하지만 이해된 감정은 말하지 않아도 내 안에서 제자리를 찾는다. 또 하나의 변화는 말로 감정을 설명할 때의 습관이 바뀌었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감정을 설명할 때 상대를 중심으로 이야기했다. 당신이 이렇게 해서 내가 이런 감정을 느꼈다고. 그런데 기록을 하면서 나는 나를 중심으로 문장을 만들기 시작했다. 내가 오늘은 지쳐 있었고, 그래서 그 말이 더 크게 들렸고, 나는 사실 이런 것을 원했는데 충족되지 않았다고. 상대를 탓하는 문장보다 나를 이해하는 문장이 늘어났다. 이 차이는 관계에 부드러움을 만들었다. 감정을 바로 말하지 않게 된 이유는 결국 공격적인 문장을 덜 만들게 되었기 때문이다. 감정이 올라왔을 때 바로 말하면 문장은 쉽게 날카로워진다. 감정이 날카로우니까 문장도 날카로워진다. 하지만 글로 한 번 거르기 시작하면 날카로움이 조금 무뎌지고, 그 자리에 구체적인 사실과 바람이 들어온다. 나는 그 바람을 늦게 말하는 대신 더 정확하게 말할 수 있게 되었다. 기록은 내 감정의 통역사였고, 통역이 좋아질수록 감정 표현 방식의 변화는 자연스럽게 굳어졌다. 말이 줄어든 대신 기록이 늘어난 것이 아니라, 기록이 늘어나면서 말이 달라진 것이다. 그 차이를 나는 매일의 글에서 확인했다.
일상에서 드러난 감정 표현 방식의 변화와 관계의 새로운 리듬
감정 표현 방식의 변화가 가장 뚜렷하게 드러난 곳은 일상이 아니라 관계였다. 일상은 혼자서도 지나갈 수 있지만, 관계는 서로의 반응이 맞물려 돌아가기 때문이다. 예전의 나는 감정이 생기면 그 감정을 즉시 공유해야 한다고 믿었다. 공유하지 않으면 거짓말 같았고, 참으면 쌓여서 언젠가 폭발할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감정을 가능한 한 빨리 말했고, 상대가 알아주길 바랐다. 그런데 글쓰기를 시작한 이후 감정을 바로 말하지 않게 되면서 관계의 리듬이 달라졌다. 가장 큰 변화는 감정이 생겼을 때 바로 상대를 호출하지 않게 되었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감정이 생기는 순간 상대에게 메시지를 보내거나, 통화를 하거나, 얼굴을 마주하면 그 감정을 꺼냈다. 하지만 이제는 먼저 내가 나를 호출한다. 노트를 열고, 메모장을 켜고, 오늘의 감정을 한 줄이라도 적는다. 그 한 줄이 감정을 진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감정을 누르는 게 아니라 감정을 자리 잡게 한다. 자리 잡은 감정은 흘러넘치지 않는다. 흘러넘치지 않으니 상대를 급하게 붙잡을 필요도 줄어든다. 그 결과 관계는 덜 소모적이 되었다. 물론 감정을 나누는 일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오히려 필요한 감정만 나누게 되었다. 예전엔 감정의 덩어리를 그대로 전달했다면, 지금은 기록을 통해 분해한 조각들 중 꼭 말해야 하는 조각을 고른다. 예를 들어 서운함이 생겼을 때, 예전에는 서운하다고 말하면서 그 뒤에 억울함과 분노까지 함께 실어 보냈다. 하지만 글쓰기 이후에는 내가 왜 서운한지, 어떤 기대가 있었는지, 그 기대가 말로 전달된 적이 있는지까지 점검한다. 그 과정에서 깨닫는 경우도 많다. 상대는 내가 기대하는 것을 알지 못했을 수도 있고, 나는 알아주길 바라기만 했을 수도 있다. 이 깨달음이 생기면 감정은 즉시 상대에게 향하는 칼이 아니라, 나를 돌아보게 하는 신호가 된다. 그러면 말의 방향이 바뀐다. 당신이 잘못했어가 아니라, 나는 이런 상황에서 이런 마음이 들어. 그 마음을 이해해줄 수 있을까. 같은 감정을 말해도 문장이 달라진다. 문장이 달라지면 관계의 반응도 달라진다. 상대는 방어하기보다 이해하려고 하고, 나는 공격하기보다 설명하려고 한다. 이런 변화는 하루아침에 생긴 것이 아니지만, 분명히 글쓰기가 만든 감정 표현 방식의 변화가 관계의 리듬을 바꿔놓았다. 또 하나의 변화는 감정을 바로 말하지 않으면서 생긴 시간의 여유다. 관계에서 가장 어려운 순간은 감정이 올라왔을 때 서로의 타이밍이 맞지 않을 때다. 나는 지금 말하고 싶은데 상대는 지금 들을 여유가 없고, 상대는 지금 해결하고 싶은데 나는 지금 감정을 정리할 여유가 없다. 예전엔 이 엇갈림을 견디지 못해서 억지로라도 말을 꺼냈다. 그리고 그 억지가 대화를 망치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타이밍을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 감정을 기록해두면 당장 말하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이 생기기 때문이다. 기록은 감정을 임시 저장하는 기능을 한다. 저장해두면 급하게 전송할 필요가 없다. 그래서 나는 상대가 준비된 시간에, 내가 준비된 시간에, 더 건강한 방식으로 감정을 꺼낼 수 있게 되었다. 이 저장 기능 덕분에 불필요한 충돌이 줄었고, 감정적인 대화의 품질이 좋아졌다. 일상에서도 변화는 이어졌다. 감정이 올라올 때마다 반응하던 습관이 줄어들었다. 누군가의 말, 인터넷의 정보, 사소한 일정의 변경 같은 것들이 나를 흔들 때마다 즉시 반응하지 않고 잠깐 멈추게 되었다. 멈추는 동안 나는 기록을 떠올린다. 지금 이 감정은 어떤 이름을 가질까. 이 감정이 생긴 이유는 무엇일까. 내가 정말로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이런 질문이 자동으로 떠오르면서 나는 나를 조금 더 안정적으로 다룰 수 있게 되었다. 감정 표현 방식의 변화는 결국 반응 속도의 변화이기도 했다. 반응이 느려졌다는 뜻이 아니라, 반응을 선택한다는 뜻이다. 선택할 수 있게 되면 삶은 덜 휘둘린다. 그리고 덜 휘둘리면 일상은 더 또렷해진다. 그 또렷함은 기록의 문장으로 남는다. 나는 이전보다 말을 덜 했지만, 이전보다 내 마음을 더 정확히 알게 되었다. 이 모순 같아 보이는 변화가 사실은 글쓰기가 준 가장 현실적인 선물이었다. 말은 순간을 지나가지만, 글은 순간을 붙잡아 의미로 만든다. 그 의미가 쌓이면서 관계도, 일상도, 내가 감정을 다루는 방식도 달라졌다.
감정 표현 방식의 변화가 남긴 의미와 앞으로의 기록
글을 쓰기 시작한 이후 감정 표현 방식의 변화가 내 삶에 남긴 가장 큰 의미는 감정이 나의 적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실히 알게 되었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감정을 두려워했다. 감정이 올라오면 내가 흔들리고, 흔들리면 말이 튀어나오고, 그 말 때문에 관계가 어긋날까 봐 डर웠다. 그래서 감정을 빨리 처리하려고 했고, 그 처리 방식이 말이었다. 말로 쏟아내면 후련할 것 같았고, 말로 결론을 내리면 감정이 사라질 것 같았다. 그런데 글쓰기를 시작한 이후 나는 감정이 그렇게 단순하게 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감정은 결론으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이해로 가라앉는다. 이해가 없으면 감정은 형태만 바뀐 채 계속 남아 있다. 화가 사라진 것 같아도 서운함으로 남고, 서운함이 사라진 것 같아도 무기력으로 남는다. 글은 이 흐름을 보여준다. 기록을 통해 나는 감정이 이동하는 경로를 보게 되었고, 그 경로를 보니 감정이 덜 무서워졌다. 감정은 폭탄이 아니라 신호였다. 내가 지쳤다는 신호, 내가 기대하고 있다는 신호, 내가 존중받고 싶다는 신호, 내가 안전하고 싶다는 신호. 신호는 무시하면 더 큰 소리로 울린다. 하지만 신호를 읽으면 조용해진다. 그래서 감정을 바로 말하지 않게 된 이유는 결국 신호를 읽는 시간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글쓰기는 그 시간을 확보해준다. 특히 기록은 감정의 의미를 바꾸는 힘이 있다. 같은 감정도 기록을 통해 맥락을 붙이면 다른 의미가 된다. 예를 들어 불안이라는 감정은 막연할 때 가장 크다. 왜 불안한지 모를 때 불안은 몸 전체를 지배한다. 그런데 기록을 통해 불안의 원인을 몇 개로 나누면 불안은 관리 가능한 항목이 된다. 일정 때문인지, 관계 때문인지, 체력 때문인지, 돈 때문인지, 또는 그냥 잠이 부족해서인지. 원인이 분리되면 해결책도 달라진다. 그리고 해결책이 떠오르면 감정은 더 이상 나를 압도하지 않는다. 감정 표현 방식의 변화는 이런 작은 분리와 명명에서 시작되었다. 나는 감정에 이름을 붙이기 시작했고, 이름을 붙이니 감정을 덜 즉흥적으로 표현하게 되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변화는 자기 존중의 방식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감정을 즉시 말하는 것이 나를 지키는 방법이라고 믿었다. 내 감정을 말해야 내 마음이 무시당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글쓰기를 시작한 이후, 나를 지키는 방법은 반드시 상대에게 즉시 말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 나를 지키는 첫 번째 방법은 내가 내 감정을 정확히 아는 것이다. 내가 내 감정을 모르면, 상대에게 아무리 설명해도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반대로 내가 내 감정을 정확히 알면, 말은 적어도 된다. 말이 적어도 흔들리지 않는다. 이 자기 이해가 감정 표현 방식의 변화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나는 더 이상 감정으로 존재를 증명하지 않아도 되었다. 대신 기록으로 내 마음을 확인했고, 그 확인이 나를 안정시켰다. 안정된 사람은 감정을 덜 급하게 내보낸다. 급하지 않으면 말은 더 정확해진다. 정확한 말은 관계를 덜 다치게 한다. 이것이 내가 경험한 변화의 연쇄였다. 물론 글쓰기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않는다. 기록을 해도 감정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 날이 있다. 같은 이야기를 여러 번 쓰게 되는 날도 있고, 아무리 써도 결론이 나오지 않는 밤도 있다. 하지만 그런 날조차 기록은 의미가 있다. 결론이 없어도 감정은 기록 속에서 자기 자리를 찾는다. 기록은 내 마음을 밖으로 내몰지 않는다. 감정을 방치하지도 않는다. 그저 감정을 내 옆에 앉혀두고, 함께 시간을 보내게 한다. 그 시간이 감정을 바꾼다. 감정이 나를 끌고 가던 상태에서, 내가 감정과 나란히 걷는 상태로. 나는 이 상태가 삶을 훨씬 덜 피곤하게 만든다고 느낀다. 그래서 앞으로도 이 카테고리의 이름처럼 글쓰기를 통한 달라진 삶을 계속 기록할 것이다. 감정 표현 방식의 변화는 시작에 불과하다. 감정이 달라지면 시간 사용이 달라지고, 관계의 기준이 달라지고, 하루의 루틴이 달라진다. 그리고 그 모든 변화는 결국 내가 나를 대하는 태도의 변화로 이어진다. 글을 쓰기 시작한 이후 감정을 바로 말하지 않게 된 이유는, 말보다 더 오래 나를 지켜주는 것이 기록이라는 사실을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나는 아직도 감정이 많고, 여전히 흔들린다. 하지만 이제는 흔들림이 생길 때마다 말로 급히 풀기보다 글로 천천히 다루는 방법을 안다. 그 방법은 나를 더 정확하게 만들고, 더 단단하게 만든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후회를 줄여준다. 말은 되돌릴 수 없지만, 기록은 고칠 수 있다. 기록을 고치며 나는 내 마음을 다듬는다. 내 마음을 다듬으니 말도 다듬어진다. 이 단순한 흐름이 내 삶을 바꾸고 있다. 글을 쓰기 시작한 이후 달라진 나의 일상 기록은 결국 이런 변화의 증거들이다. 오늘의 감정을 내일의 관계로 가져가지 않기 위해, 지금의 흔들림을 다음의 나를 위한 문장으로 남기기 위해, 나는 앞으로도 감정을 바로 말하기보다 먼저 쓰게 될 것이다. 이 선택이 내 삶을 더 조용하고 더 선명하게 만들어준다는 것을, 나는 이미 여러 번의 기록으로 확인했기 때문이다.
'글쓰기를 통한 달라진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기록을 시작한 이후 나에게 가장 크게 남은 변화- 생활의 균형 (0) | 2026.01.14 |
|---|---|
| 시간이 지난 뒤 다시 읽어본 가장 처음 기록-글을 통해 본 나의 변화 (1) | 2026.01.14 |
| 기록을 시작하며 생긴 막연한 불안-나만의 기록 방식 (0) | 2026.01.14 |
| 공개 버튼 앞에서 오래 멈춰 있었던 경험- 일상 흐름 관찰 (0) | 2026.01.13 |
| 혼자 글을 쓰며 생긴 생각 버릇-글쓰기로 달라진 생각 (0) | 2026.01.13 |